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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요리와 한식의 공통점(발효,국물,공동체)

by jiwongeumtop 2025. 6. 10.

아프리카 요리와 한식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놀랍게도 음식문화에서는 유사한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발효 식품을 활용하는 방식, 국물 중심의 조리 문화,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식사하는 전통은 두 음식문화의 중요한 공통점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공통 요소는 단순히 요리법의 유사성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 중심의 생활 철학과 사회 구조, 식문화의 본질을 반영합니다. 이 글에서는 아프리카 요리와 한식 사이의 문화적, 조리적 공통점을 발효, 국물, 공동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발효 음식으로 깊은 맛을 내는 조리 방식

발효는 오래전부터 식재료를 보관하고 맛을 깊게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국과 아프리카에서 모두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은 김치, 된장, 고추장 등으로, 각각의 장은 다양한 음식에 풍미를 더하고, 영양소를 보강하며, 음식 보존에도 도움을 줍니다. 이는 한국 음식의 핵심이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건강식품입니다. 아프리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발효 음식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에서 주식으로 먹는 ‘인제라(Injera)’는 테프(Teff)라는 곡물을 2~3일간 발효시킨 반죽을 팬에 구워 만드는 발효 팬케이크입니다. 특유의 시큼한 맛과 말랑한 질감은 스튜나 수프를 얹어 먹는 데 최적이며, 식사 전체를 아우르는 식기 역할도 겸합니다. 나이지리아와 가나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오구리(Ogiri)’나 ‘이루(Iru)’와 같은 발효 콩 제품이 향신료처럼 사용됩니다. 이들은 나토처럼 강한 향을 가지고 있으며, 수프나 소스의 깊은 맛을 담당하는 핵심 재료입니다. 발효된 생선(예: ‘Momoni’)도 사용되며, 강한 감칠맛과 풍미를 주는 재료로 활용됩니다. 이처럼 한식과 아프리카 요리 모두 발효를 통해 단순한 식재료를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의 세계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며, 이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각 지역의 식문화 속에 강하게 살아 있습니다. 특히 건강, 장내 미생물, 지속가능한 저장방식 등 현대의 웰빙 트렌드와도 맞물려 발효 음식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국물 요리를 중심으로 한 식문화

국물 요리는 한국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며, 김치찌개, 된장찌개, 미역국, 설렁탕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합니다. 국물은 밥과 함께 먹는 기본적인 구성 요소로, 식사의 중심을 이루며 따뜻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또한 국물은 여러 재료의 영양분을 우려내어 흡수율을 높이는 기능도 합니다. 아프리카 요리 역시 국물 요리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습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수프(Soup)’ 혹은 ‘스튜(Stew)’라 불리는 진한 국물 요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들 국물은 푸푸(Fufu), 가리(Gari), 암라(Amala) 같은 전분성 주식과 함께 손으로 떠먹는 방식으로 섭취되며, 오크라, 토마토, 고추, 양파, 향신료, 가끔은 생선이나 고기 등을 넣어 진하게 끓여냅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다양한 ‘왓(Wat)’이 존재하는데, 이는 향신료와 버터, 양파 등을 사용한 스튜입니다. 닭고기, 소고기, 채소 등을 주재료로 하며, 앞서 언급한 인제라와 함께 먹는 것이 기본 방식입니다. 특히 ‘도로왓(Doro Wat)’은 닭고기와 달걀을 넣고 붉은 고추가루와 베르베르 스파이스로 맛을 낸 요리로, 에티오피아의 국민 음식으로 여겨집니다. 북아프리카에서는 ‘하리(Harira)’라는 국물 요리가 라마단 기간 중 단식 후 식사에 자주 등장하며, 렌틸콩, 병아리콩, 토마토, 양고기 등을 넣고 만든 진한 수프로, 한국의 육개장이나 갈비탕과도 유사한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국물 요리는 따뜻함, 영양, 포만감, 위안이라는 공통된 의미를 두 문화권에서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공동체 중심의 식사 문화

한국과 아프리카는 모두 ‘함께 먹는 문화’를 중요시하는 대표적인 사회입니다. 한국에서는 식사시간이 가족이나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중요한 시간으로 여겨지며, 여러 반찬을 함께 나누는 ‘공유 식사’가 일반적입니다. 상차림 문화 역시 혼자보다는 여럿을 위해 정성스럽게 차려내는 특징이 강합니다. 아프리카에서도 이와 유사한 식사 문화가 존재합니다. 많은 지역에서는 큰 접시에 음식을 담아 여러 사람이 함께 손으로 나누어 먹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한 그릇의 푸푸와 수프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나누며, 이는 단순히 식사 그 이상의 행위입니다. 이는 공동체 의식, 신뢰, 협력, 존중의 의미를 포함합니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에서는 인제라 위에 스튜와 채소를 놓고, 모두가 손으로 찢어 함께 나눠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이는 음식이 단지 개인의 만족이 아닌, 타인과 나누는 행위임을 상징합니다. 중요한 손님이 왔을 때 직접 손으로 인제라를 떼어 주는 행위는 존중과 환대의 표시로 간주됩니다. 이러한 식사 문화는 팬데믹 이후 다소 위축되었으나, 여전히 각 문화의 핵심으로 남아 있으며, 가족, 이웃, 지역 공동체의 유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함께 먹는 식사’를 다시 회복하자는 문화적 흐름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식과 아프리카 요리 모두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요리와 한식은 발효, 국물, 공동체 중심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대륙, 언어, 문화 속에서도 음식이란 도구를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공통된 삶의 방식과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 있는 발견입니다. 이처럼 음식은 단순한 요리법을 넘어, 문화 간의 다리를 놓아주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아프리카 요리와 한식의 공통점은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울림과 미각의 즐거움을 함께 선사합니다.